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은 나무 등 산림자원에서 얻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화합물 ‘5-하이드록시메틸푸르푸랄(5-HMF)’을 효율적으로 분리·정제할 수 있는 새로운 회수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5-HMF는 PET 등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 사용되는 석유 유래 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물질로, 차세대 바이오 연료와 접착제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은 목재를 고온·고압 처리해 얻은 당분해 혼합물에서 5-HMF를 초기 함량 대비 최대 90% 이상 선택적으로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 단계별 추출 방법을 개선해 5-HMF를 연속식으로 분리하면서도, 최대 추출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용매 재사용 기술을 적용해 공정의 친환경성을 확보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해당 기술을 ‘케톤계 용매를 이용한 퓨란화합물 회수방법 및 퓨란화합물 회수장치’(출원번호: 10-2026-0040950)로 특허도 출원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임산소재연구과 장수경 연구사는 “이번 기술 개발로 친환경 원료 5-HMF의 생산 과정의 핵심인 추출 공정의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산림 바이오매스의 고부가가치 활용을 위한 원천기술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5-HMF는 목재와 같은 바이오매스 속 탄수화물을 화학적으로 전환해 얻을 수 있는 물질이다. 나무 속 성분을 잘게 풀어 당 성분으로 만든 뒤, 이를 다시 반응시켜 얻는 중간 플랫폼 화합물이다.
이 물질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PET 플라스틱이 석유를 원료로 만들어내지만, 5-HMF는 재생할 수 있는 식물성 자원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5-HMF는 단순한 화학물질이 아니라, 석유화학 중심 산업을 바이오 기반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연결 고리에 가깝다.
이번에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이 개발한 것은 목재를 고온·고압 조건에서 처리해 얻은 당분해 혼합물 속에서 5-HMF만을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기술이다.
연구 결과, 초기 함량 대비 최대 90% 이상을 추출할 수 있는 수준까지 효율을 끌어올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많이 뽑아냈다”는 사실이 아니다. 실제 산업 공정에서는 원하는 물질이 반응액 속에 여러 부산물과 뒤섞여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을 얼마나 잘 골라내는가가 경제성을 좌우한다.
생산보다 분리·정제가 더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런 점에서 이번 기술은 생산공정을 뒷받침하는 실질적 상용화 기술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특히 케톤계 용매를 활용해 이 문제를 풀었다. 용매는 혼합물 속 특정 성분을 녹여 분리하는 데 쓰이는 액체인데, 어떤 용매를 쓰느냐에 따라 추출 효율과 선택성이 크게 달라진다.
이번 기술은 5-HMF를 잘 끌어내면서도 다른 불순물은 상대적으로 덜 따라오게 만드는 방향으로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다시 말해, “무엇을 얼마나 많이 뽑아내느냐”뿐 아니라, “원하지 않는 물질을 얼마나 덜 데려오느냐”까지 고려한 기술이라는 것이다.
추출 기술은 회수율만 높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순도와 분리 효율까지 함께 확보되어야 산업적 의미를 가진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연속식 분리와 용매 재사용 기술이다. 기존에는 단계별로 나누어 추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 방식은 공정이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반면, 연속식 공정은 한 번 흐름이 형성되면 끊이지 않고 처리할 수 있어 산업 현장에 더 유리하다. 여기에다 용매를 반복하여 사용하도록 설계하면, 새로운 용매를 계속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고 폐기물도 줄어든다.
이번 기술은 단순히 실험실 수준의 고효율 기술이 아니라,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함께 고려한 공정 기술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5-HMF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활용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이 물질은 바이오플라스틱 원료뿐 아니라, 차세대 바이오 연료, 접착제, 각종 화학소재의 출발 물질로도 쓸 수 있다.
특히, 바이오플라스틱 분야에서는 5-HMF를 다시 다른 화합물로 전환해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연결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은 “나무에서 원료를 뽑는다”라는 수준을 넘어, 산림자원을 고부가가치 화학산업의 원천으로 바꾸는 기술적 기반을 넓힌 셈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해당 기술을 ‘케톤계 용매를 이용한 퓨란화합물 회수방법 및 퓨란화합물 회수장치’로 특허 출원했다.
이는 단순한 연구 성과 발표를 넘어, 공정 기술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산업화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단계로 볼 수 있다. 기술 경쟁은 이제 소재 그 자체보다도, 누가 더 효율적으로 분리하고 정제해 실제 생산설비에 올릴 수 있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이번 특허는 산림 바이오매스 기반 화학산업의 주도권을 겨냥한 기술적 선점으로 읽힌다.
미래 소재 산업의 경쟁력은 더 이상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에만 있지 않다. 그것을 얼마나 깨끗하고 싸게 그리고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나무는 오랫동안 건축재와 연료 그리고 종이의 원료였다. 이제는 그 나무에서 플라스틱의 원료를 뽑아내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