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면 라일락은 향기 가득한 보랏빛 꽃을 피워 사람들의 마음을 붙든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 사랑받아 온 꽃답게, 라일락은 화려하게 소리치지 않으면서도 은은하고 달콤한 향기로 자기 존재를 분명히 알린다.
가까이 가지 않아도 그 향기만으로 “아, 라일락이 피었구나” 하고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그 향기는 부드럽지만 또렷하고, 달콤하지만 품위를 잃지 않는다. 그래서 라일락은 눈으로 보는 꽃이면서 동시에 마음으로 기억되는 꽃이기도 하다.
라일락을 바라보고 있으면 문득 생각하게 된다. 우리도 저 꽃처럼 주변을 따뜻하고 향기롭게 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삶은 한 번뿐이다. 두 번 살아 볼 수 없는 이 인생을 무덤덤하게, 차갑게, 아무 향기 없이 흘려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거창한 일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한마디 말로도 마음의 온기를 불어넣고, 조용한 배려로 주변을 환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은 훨씬 향기로워질 것이다.
어느덧 4월도 저물어 가고 있다. 속절없이 흘려보내기보다, 지금, 이 계절이 우리에게 남기는 뜻을 한번 붙잡아 보았으면 좋겠다.
보랏빛 자태와 그윽한 향기로 주변을 행복하게 만드는 라일락처럼, 우리도 잠시 머무는 자리에서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꽃은 짧게 피지만 그 향기는 오래 남는다. 우리의 삶도 어쩌면 그와 비슷하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