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의 일상은 쉽게 지친다. 학업의 압박, 관계의 긴장, 미래에 대한 불안, 쉴 틈 없이 밀려드는 정보와 비교의 감각은 마음을 지치게 만든다. 그런데도 스트레스는 종종 개인이 혼자 견뎌야 하는 문제처럼 취급된다.
잘 버티는 것은 성숙함처럼 여겨지고,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약한 모습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금천구(구청장 유성훈)는 4월 18일 금천청소년문화의집에서 세대 공감 스트레스 해소 축제인 ‘금천 에너지-UP! 페스타’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스트레스를 참게 하는 대신, 건강하게 풀고 함께 나누게 하는 이번 행사에는 청소년과 가족, 지역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여해 소통과 힐링의 시간을 함께했다.
이번 축제는 ‘스트레스 타파’를 주제로, 학업과 일상에 지친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고, 가족 및 지역 주민과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기획했다.
눈에 띄는 것은 이 행사를 단순히 청소년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가족과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세대공감형 축제’로 구성했다는 점이다. 이는 스트레스와 회복의 문제가 특정 연령층의 과제로만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 사회 전체가 함께 공감하고 응답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을 담고 있다.
행사가 진행된 금천청소년문화의집 3층과 4층에는 다양한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마음교환가게’, ‘나만의 간식팩 만들기’, ‘릴레이 스포츠’, ‘닌텐도 스포츠 게임’, ‘인생네컷과 포토존’, ‘나만의 감정 카드 작성’ 등은 겉으로 보면 가볍고 즐거운 체험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프로그램의 방향은 분명하다. 몸을 움직이고, 감정을 표현하고, 사진과 놀이를 통해 현재의 자신을 확인하게 하며, 청소년이 자기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도록 돕는 구조로 짜여 있다.
특히, 이번 행사가 의미 있는 이유는 스트레스 해소를 단순한 즐길 거리로만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음톡톡존’에서 감정 카드를 작성하게 하고, ‘마음회복존’을 따로 두어 정서 표현의 통로를 마련한 것은 청소년의 스트레스를 단지 웃고 즐기면 사라지는 일시적 감정으로 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요즘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 힘내라는 말보다, 자기감정을 인식하고 말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페스타는 좀 더 빨리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이바지하도록 놀이와 상담, 체험과 회복의 요소를 함께 배치했다.
몸을 움직이는 프로그램이 함께 포함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릴레이 스포츠와 게임형 체험은 긴장된 몸을 풀고, 에너지를 밖으로 발산하게 한다. 스트레스는 마음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몸의 문제이기도 하다.
오래 앉아 있고, 경쟁과 긴장 속에 생활하는 청소년에게 몸을 쓰는 경험은 재미를 넘어 마음 회복에도 꼭 필요한 요소다. 이번 행사에서 스포츠와 게임, 감정 표현과 사진 체험이 함께 놓인 것은 결코 우연한 구성이 아니다. 말하자면 몸과 마음이 함께 풀릴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이번 페스타에 금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도 함께하여 행사가 즐거움만으로 끝나지 않도록, 상담과 정서 측면에서도 전문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청소년 문화행사가 단순한 이벤트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현장의 흥미와 전문적 지원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그래야 청소년이 “재미있었다”라는 기억을 넘어서 “나를 돌보는 방식이 있구나”라는 경험까지 가져갈 수 있다.
청소년의 스트레스는 더 이상 시험 기간의 일시적 부담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학업 성취, 진로 고민, 또래 관계, 가족 기대, 디지털 환경의 과부하까지 여러 요인이 겹치며 스트레스는 점점 더 일상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 정책과 지역 프로그램 역시 스트레스를 ‘개인이 알아서 조절해야 할 감정’으로만 남겨 두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지역 사회 안에서 함께 풀 수 있는 방식, 말할 수 있는 공간, 즐겁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금천청소년문화의집이 이번 페스타를 통해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가족 및 지역 주민과 함께 소통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행사가 잘 끝났느냐가 아니라, 이런 경험이 청소년에게 어떤 인식을 남기느냐이다. 내가 힘들 수 있다는 사실, 그 감정을 표현해도 괜찮다는 사실,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줄 수 있었다면, 이 프로그램은 필요한 역할을 감당한 의미가 있다.
금천청소년문화의집은 앞으로도 청소년이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 수련시설은 청소년이 단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아니라, 학교와 가정 사이에서 청소년의 마음을 받아 주고, 관계를 연결하며, 성장의 여백을 제공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금천 에너지-UP! 페스타’는 축제의 형식을 빌려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청소년의 스트레스는 숨기고 견디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풀고 회복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사회가 청소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거창한 해법만이 아니라, 마음을 말할 수 있는 자리, 몸을 움직이며 웃을 수 있는 시간, 가족과 이웃이 함께 어울리는 기회를 꾸준히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런 작고 구체적인 경험들이 쌓일 때, 청소년은 비로소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 속에서 조금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